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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베이비부머 칼럼-올시즌 롯데야구와 인생론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09-07 조회 1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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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혹자는 인생을 스포츠에 비유하기도 한다. 가장 일반적인 인생 스포츠론에는 축구가 등장한다. 생애주기를 축구처럼 전반후반연장전반연장후반 등으로 나눠 비유한다. 물론 기간은 축구경기와는 달리 4단계가 25년씩으로 동일하다.

    

 전반 25년은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기간, 후반 25년은 왕성한 사회(경제) 활동기간, 연장 전반은 은퇴준비 및 제2 인생기이며, 연장 후반(75~100)은 축구용어 대로 인저리 타임(injury time), 즉 추가시간이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후반전(50세까지) 이후를 축구경기에서처럼 인저리 타임으로 여겼으나, 지금은 연장전반이 인저리 타임에 포함되지 않고 활동기로 꼽히고 있다. 인생 100세 시대에는 대체로 75세까지를 사회활동기간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마라톤도 완주하기 위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야 한다는 점에서 인생에 빗대어진다. 축구나 마라톤 등에서는 한 경기가 인생에 대입된다. 그러나 기자는 부산을 프랜차이즈로 한 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이번 시즌을 보면서 인생을 떠올리게 된다. 베이비부머인 기자는 특히 롯데의 후반기 경기에서 베이비부머들이 참고해야 할 지점을 찾고 있다. 야구는 매년 7월 중순 올스타경기를 기점으로 전, 후반기로 나뉜다. 한 시즌주기 프로야구 인생은 그렇게 구분된다.


               지난 9월2일 사직구장을 가득 메운 롯데팬들이 롯데의 가을야구를 염원하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올 시즌 롯데는 전반기 41144, 4할 대 승률로 7위를 기록했다. ‘스토브리그(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기간)’ 때 롯데는 메이저리거 이대호를 4년간 15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데려오는 등 전력강화에 힘을 쏟았다. 이 때문이었을까, 롯데는 시즌 초반 잘 나가며 부산 팬심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5월을 거치면서 성적은 하향곡선을 그리며 팬들로부터 역시 꼴데(꼴지팀 롯데를 비아냥거리는 말)’, ‘DTD(떨어질 팀은 떨어진다는 뜻)’ 등의 비난을 받으며 외면당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별명이 붙은 사직구장 관중석은 텅텅 비어갔고, 야구장 인근 상인들의 고민은 또 다시 커져만 갔다. 롯데 팬들이 어떤 팬인가? 오죽하면 부산이 구도로 불리며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오늘이 있게 한, 야구에 죽고 야구에 산다는 팬들이 아닌가! 이들은 몇 년 동안 가을야구(포스트 시즌)’에 초대받지 못해 가을만 되면 울분을 곱씹곤 했다.

    

 이렇게 2017시즌 전반기를 보낸 롯데다. 그러나 야구 인생 후반기라 할 수 있는 8월을 맞으면서 롯데야구는 반등한다. 97일 현재 롯데는 전체 144경기 가운데 128게임을 소화, 69157패로 전체 10개 팀 중 당당하게(?)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KBO에서는 5위까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한다. 8월 중순까지 만해도 피 말리는 5위 경쟁을 했던 롯데는 현재 5위와의 게임차를 4게임으로 벌리며, 3NC2게임  차로 따라붙었다. 가을야구 기대치가 현실화하고 있다. 물론 현재로선 롯데가 가을야구에 초대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기세로 보면 지금 KBO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 롯데라는 것이 중론이다.

    

 전반기에 죽을 쑨 롯데가 이제 더 높은 곳을 향하여과녁을 정조준하면서 가을야구 초청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자연스레 팬들은 사직구장으로 다시 몰려들고 있다. 구장 안에서는 쥐약장사들이 보약을 팔고 있고(사직구장에서 병에 담긴 소주를 몰래 파는 이들이 롯데가 지고 있으면 쥐약 있어요라 하고, 이기고 있으면 보약을 외치며 관중에게 다가간다), 몇 년 동안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었던 암표상까지 재등장했다.

    

 이같은 롯데야구 후반기 반등 요인이 베이비부머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 첫 번째(당연히 가장 중요한 점이리라)가 고참 선수들의 경험에서 오는 경기력 향상과 팀에 미치는 영향이다. 선발의 한 축으로, 후배 박세웅이나 김원중 같은 토종선발진의 기둥이 되고 있는 송승준은 우리나이로 38세다. 팀의 중심타순에 포진된 이대호와 최준석, 확실한 마무리 손승락도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구기운동 선수로 30대 중반이면 노장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번 시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며 진격의 거인중심에 서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경험에서 나오는 기량을 뽐내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팀 후배들은 이들 선배를 보면서 배움을 얻으면서 자신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 구의 조화가 후반기 잘 이뤄지면서 롯데는 말 그대로 거인이 되고 있다.


                    올 시즌 주장을 맡아 롯데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고 있는 이대호 선수.<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베이비부머 이상 우리 사회 장노년층은 춘궁기와 산업화의 초고속 경제성장기, IMF로 인한 대량실직 사태는 물론 디지털 진화에 따른 급속한 사회 변혁기까지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은 우리 사회가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는데 중요한 동인이 될 수 있다. 꼭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얘기는 아니다. 미국에서는 노인의 능력을 역설적으로 평가하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지난 20159월에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인턴이 그것이다. 이 영화는 70세에 신생 회사 인턴으로 취직한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나이가 많아 컴퓨터나 기타 디지털 문화에서는 많이 뒤떨어지지만 70년간의 삶에서 나오는 경험과 지혜로 젊은 여성 CEO나 회사에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이 대략의 스토리다. 이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Experience never gets old. Experience never goes out of fashion.” ‘경험은 결코 늙지 않는다. 경험은 결코 유행(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으로 번역할 수 있겠다.

     

           영화 '인턴'에서 벤 휘태커 역을 맡아 열연한 로버트 드 니로.


 이 영화에서 결코 늙지 않고, 시대에 뒤떨어지지도 않는 70세의 경험은 해피엔딩으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에서도 노인의 경험이 해피엔딩으로 귀결되는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고루한 것으로 폄하, 폄훼받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장 노년층의 다양한 경험을 우리 사회의 발전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부차원의 정책마련부터 앞서야 한다. 기업이나 각 기관 단체 등 모든 사회 주체의 인식변화도 뒤따라야 한다.

    

 두 번째는 모든 선수들이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타격에서는 테이블세터와 클린업이 유기적으로 올릴 점수를 올리고, 투수들은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실점을 최소화하며, 기타 수비나 주루에서도 감독의 작전을 제대로 수행해주고 있다. 한 마디로 팀이 하모니를 이뤄 이기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라고 다르랴. 젊은 층은 신지식과 새로운 기술로 승부하고, 장 노년층은 다양한 경험으로 이들을 지원하면서 팀워크를 이룬다면 시너지가 이뤄지지 않겠는가. 실제로 기자는 얼마 전 부산에 있는 한 호텔을 취재했는데, 그 호텔의 관리이사가 시니어 호텔리어들이 젊은이들보다 더욱 소중하다. 이들이 경험에서 나오는 지혜로 고객들에게 진심어린 서비스를 해 고객만족도가 매우 높고, 덕분에 수입증대에도 큰 몫을 한다고 전했다.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장 노년층의 중요한 경험이 기업 등의 조직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기업체들은 이들의 소중한 경험을 활용하기는커녕 오랜 근무에 따른 고임금을 문제 삼아 장기근속 직원들을 내몰며 사오정이라는 시쳇말이 생기도록 하고 있는 판이다. 아주 쉽게 비유해 롯데가 박세웅 김원중 박진형 나경민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만으로 가을야구를 꿈꿀 수 없는 노릇인데, 기업들의 잇속은 그리 흘러가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근로자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늘리도록 법을 개정한 것인데, 이것도 100세 인생을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정책이다.

    

 세 번째로 롯데에는 매일같이 전날의 시합을 복기하며 개선점을 찾는 선수가 제법 있다는 점이다. 손아섭이 대표적이다. 1988년생인 손아섭은 이제 우리 나이로 서른 살이다. 별명이 악바리.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한다. 타율이 떨어지면 정상적인 타격폼을 찾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이 선수의 모자 창 안쪽은 글자로 빼곡하다. 기자는 베이비부머인데도 서른 살짜리 청년 손아섭을 배우려하고 있다. 혹 지금까지의 삶에서 잘못했거나 실수로, 혹은 게을러 놓친 기회는 없었는가 반성했다. 불행히도 너무 많았다. 그래서 앞으로 1, 5, 10년 후 또 다시 같은 후회를 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또 타격폼 바꾸기에도 도전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이상의 장 노년층에게 주어진 기회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젊었을 때 노후준비가 부족했던 베이비부머들에게 인생 2막인 지금부터라도 건강하게,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 마지막 남은 인저리 타임을 준비하라고 하는 주문은 공허한 메아리에 다름 아닐 수도 있다. 그래도 해야한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야구계에 통용되는 유명한 말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포수였던 요기 베라가 1973년 뉴욕 메츠 감독을 맡고 있을 때 한 말이다. 우리 삶이라고 다르겠는가.

 ‘인생,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편도욱기자 solrip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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