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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에 '룸텐트'로 따뜻함을 선물하는 장년 산타
바이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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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09-25 조회 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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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에 '룸텐트'로 따뜻함을 선물하는 장년 산타


성공적인 창업의 조건이 뭘까. 많은 이들이 돈과 경기, 그리고 운을 꼽는다. 틀린 말은 아니나 근본적인 요소가 빠져 있다. 활활 타오르는 도전 정신과 혁신의지가 뒷받침된 창의성, 그리고 따뜻한 가슴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들 변수가 어우러진 3차 방정식을 풀 수 있어야 창업의 필요충분조건이 갖춰진다.

40살의 김민욱은 취업 대신 꿈을 창업한 젊은 기업가다. 장년 기업가라고 해야 하나. 겨울나기 힘겨운 이웃들을 따뜻하게 품는 고효율 룸텐트 하나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추위가 살을 에는 한겨울, 얼음장같은 방에 포근한 텐트를 선사하는 고마운 산타이기도 하다. 5년 전 첫 발을 내디딘 회사가 예비 사회적기업 '바이맘'. 직원 10여 명에 불과하지만 창업 2년만에 매출 10억 원을 돌파한 무서운 신예다.


바이맘 가족들


바이맘(bymom)이란 사명에서 정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어머니로부터 비롯된'이라는 뜻이니 당연하다. 낡은 집에서 외풍으로 오들오들 떠는 손주들을 위해 누빔이불로 외풍차단막을 만든 사랑과 정성을 고스란히 잇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난방비를 주는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찾는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 그 공감 바이러스를 세상에 퍼뜨리겠다는.

어머니의 수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누렸다. 창업에 목말라 했던 청년 김민욱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제가 할 사업이 바로 이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바로 뛰어들었죠." 어머니를 통해 그는 기업의 공익적 가치, 다시 말해 기업가정신을 일찌감치 터득했던 것이다.

사실 그는 대학 문과계열을 나왔기에 기술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창업의 꿈을 놓지 않았기에 갭을 떨치고 일어섰던 게다. 회사를 세우기 전 기업분석 평가사에 4년 간 몸담았다. 거기서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 중소기업 CEO 1000여 명을 만나 그들의 인생과 성공 스토리를 마음 속 깊이 새겼다. "사상에서 철강유통업을 하시던 분이 있었어요. 학력도 없이 10대 때 부산에 와서 8년간 쇠깎기에만 매달렸답니다. 야전침대에서 자면서요. 오직 일과 연구에 몰두했더니 어느새 수백억대 재산가로 컸더라고 말씀하더군요. 피끓는 열정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창업 준비가 이 시절 단단히 이뤄졌다.

그리고 어머니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사업을 일으켰다. 지금 룸텐트 사업은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모친의 애정어린 손길을 사업으로 발전시킨 탁월성을 김 대표에게서 읽을 수 있다. 혁신과 창의성이 바로 이런 것이다. 사회적 이슈를 창업으로 연결시키는 것. 둘러싸고 있는 환경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19세기말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 에티엔 스테판 타르니에는 최초로 신생아 인큐베이터를 발명했다. 그 씨앗은 동물원에서 본 병아리 부화기였다. 당시 유아 사망률이 5명 중 1명 꼴로, 기어다니기도 전에 목숨을 잃던 상황에서 타르니에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온도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쳤던 것이다. 혁신과 시대를 앞서는 아이디어는 주위 환경에 대한 끈질긴 탐색에서 비롯된다는 점. 그걸 김 대표도 알아챘고, 실행에 옮겼다.

여기에 전문성을 확보하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기 위해 더 넓게, 더 깊숙하게 접근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접점을 찾아, 관점을 디자인한 게 바로 룸텐트였다.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한여름밤의 꿈'에서 제시했던 대로. '상상력이 미지의 사물들을 마음에 그리고, 시인의 펜촉은 그것을 형체있는 것으로 바꿔 집과 이름을 준다오'. 참신한 아이템과 젊은 에너지가 그를 창업의 길로 인도했다. 지금까지는 없었지만 '필요한 일'은 반드시 있다는 믿음은 현실이 됐다.

룸텐트는 차디찬 방에 내복을 입히는 역할을 한다. 텐트만 쳐도 바깥보다 섭씨 4도 이상 올릴 정도로 보온 효과가 상당하다. 여기에 전기장판까지 더하면 10도나 높아진다. 핵심은 기능성 원단을 사용해서 필요한 공간에 집중하기. 하지만 만만한 일은 없는 법이다. 처음에 누빔이불로 했더니 원가만 20만 원에 달했다. '에너지 푸어'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못사는 이들에게 부담만 주는 꼴이 됐다. 국제시장을 훑고 다니며 원단을 고른 끝에 겨우 판매가의 60%에 맞출 수 있었다. 값싼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닌 튼튼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을 자랑스럽게 내놓았다.

걸림돌은 또 있었다. 연탄 중심의 난방문화가 여전했기 때문. 그래서 창업 이후 적자 행진이 계속됐다. 집을 줄이고, 차를 팔았으며 마이너스통장까지 만들어야 하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를 사리물고 사업을 계속했다. "빈곤층 어르신들이 룸텐트로 인해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힘을 얻었지요. 된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값진 순간을 위한 투자라 여겼어요." 연탄 수요가 부쩍 줄면서 반전의 기회가 왔다. 지난해 히트상품으로 뜨면서 수요자가 빈곤층을 넘어 중산층 이상으로 확대됐다. 제품의 질이 그만큼 올라섰다는 의미다.

"3년 전 대형 홈쇼핑에 처음으로 출품했는데 30분 만에 준비한 텐트 600개가 동이 났고, 홈페이지도 주문이 쇄도하면서 3번이나 다운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룸텐트 7000여 개가 팔렸고, 매출 10억 원을 달성했다. 김 대표는 꿈에 부풀어 있다. 3만 개를 만들어 30억 원 고지를 넘겠다는 각오다. 국내가 아니라 우리와 계절이 정반대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으로의 수출이 선봉장. "우리의 여름은 누군가의 겨울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때리더군요." 참으로 멋진 아이디어가 아닌가.

겨울 산타에 이어 여름 산타도 등장할 전망이다.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초소형 에어컨인데 축전과 충전장치로 인해 제품단가가 급상승하는 게 문제다. 그래서 선풍기 돌리는 전력으로 일부만 시원하게 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김 대표는 선물(베풂)의 정신을 회복시키려 한다. 이른바 '따뜻한 자본주의', '신성한 경제'. 사업과 기부를 병행하겠다는 창업 정신을 한시도 잊지 않는다. 사회적 기업의 키워드가 성취임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동기는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임을 우리는 김 대표에게서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김민욱 대표가 섬머넷 점검 중


사업될 것 같은 곳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곳서 도전하라

 

"사회적 기업의 키워드가 성취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동기는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라 확신합니다." 우리 사회의 유대를 끈끈하게 하면, 소유의 충동이 그만큼 줄어들거란 얘기다. '상대방의 바구니부터 철철 넘치도록 채우면, 돈버는 건 따라온다'는 카네기의 말처럼 상대의 이익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인식이 김 대표의 창업정신에 짙게 반영돼 있다.

기본적으로 그의 사업은 착한 마케팅, 다시 말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에 기반한다. 사회 문제를 소재로 활용해, 선한 본성에 호소함으로써 브랜드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상품을 구매해 기부에 동참하고, 기업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수익을 창출한다. 한마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자는 기법이다. 청년사업가가 이러한 경제철학을 보여주기는 결코 쉽지 않다.

창업 선배로서 김 대표는 결코 부산을 외면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부산은 끊임없이 밀려드는 해운대 파도에 견뎌온 역동적인 유전자(DNA)를 갖고 있기 때문이란다.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 부산 영화에서 드러난 독특한 문화적 차별성을 최대한 활용하라는 것이다. "광안리에서 조찬모임을 하고, 송도 앞바다에서 점심을 한 뒤, 달맞이고개에서 저녁을 맞을 수 있으니 이보다 창의적인 곳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한다. "사업이 잘 되리라 여겨지는 곳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서 보람있는 사업을 펼치십시오. 꿈과 열정이 있다면 충분합니다."

그는 대부분의 인프라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지만 스마트폰과 KTX가 있기에 지역은 상관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부산 본사가 장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아침 일찍 올라가 비즈니스 미팅에서 명함을 내밀면 상대가 고마워하면서 일이 수월하게 풀리기도 합니다. 핵심은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해결과 도약을 위한 징검다리로 여하히 활용하느냐에 있습니다. 이걸 잊지 마십시오."


이순 최원열 기자 choiwonye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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