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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클럽 사업단의 가능성 - 고령자친화기업 (주) 디자인 9060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11-09 조회 2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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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클럽 사업단의 가능성 - 디자인9060


11월 초 날씨답지 않게 더웠던 지난 7일 오후. 도시철도 2호선 가야역 3번 출구를 나와 급경사길과 끝없이 이어진 계단을 따라 위로 또 위로, 묻고 또 물어 30분을 올라간 곳에서 절집 가야사와 함께 있는  부산진시니어클럽을 겨우 만날 수 있었다. 초행길인 데다 시니어클럽 담당자와의 약속시간에 맞추기 위해 가파른 언덕길을 허겁지겁 올라가느라 숨이 가쁘고 땀이 흘러 시니어클럽 건물 앞에서 십여 분을 헉헉대며 숨을 고르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시니어클럽은 날마다 걸어서 클럽을 다니는 어르신들에게는 확실히 운동이 되고도 남을 가파른 경사길에 위치해 있었다. 그렇게 찾아간 사무실에서 100여m 떨어진 곳에 시니어클럽 사업장이 따로 있었다. 어르신들이 맘놓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는 사실이 마음 든든하게 느껴졌다.


부산진시니어클럽을 포함해 부산시내 구군별 시니어클럽에는 다양한 사업들이 있는데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사회공헌형 사업, 기관고유 사업, 시장진입형 사업이 그것이다.


사회공헌형 사업은 거리환경 미화나 초등학교 교통지도와 같은 내용이다. 수익을 창출하기 보다는 고령자의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다. 반면 기관고유 사업과 시장진입형 사업은 자체적으로 사업을 벌여 소득을 올리는데 목적이 있다. 소득 창출이라고는 하지만 고령자들로 구성된 사업단이 수익을 올리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고령자 일자리 창출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런 시니어클럽의 사업들 중에서 수익성이 뛰어나 본격적으로 주식회사로 새 출발하는 곳도 드물지만 있다. 부산진시니어클럽의 ‘고령자친화기업 ㈜ 디자인9060’이 그렇다.



고령자친화기업 ㈜디자인 9060 소속의 김정곤(74) 씨가 현수막 제작

기계를 이용해 작업하고 있다.


 ㈜디자인9060은 부산진시니어클럽의 ‘디자인9060’과 ‘프린팅9060’을 합친 회사다. 근로자는 60세 이상 고령자 10명이다. 디자인9060은 현수막과 배너 등을, 프린팅9060은 우산 텀블러 컵 등의 판촉물과 인쇄물을 만든다. 주력상품은 아무래도 현수막이다. 우리가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수막은 아래위 폭이 1m 미만인데 이 경우 판매가격이 가로 길이 m당 8000원이다. 통상 5m 길이 현수막 1개를 판매하면 수입이 4만 원이다.


이렇게 현수막을 중심으로 디자인9060이 올해 올린 수입이 10월말 현재 9000여만 원이다. 올해 말까지는 1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2014년 출범한 디자인9060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연매출 1억 원을 달성하게 되는 것인데 고령자 사업단으로서는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디자인9060 작업장에서 근로자들이 현수막을 제작하고 있다.


㈜디자인9060의 실무를 맡고 있는 유동균(26) 씨는 “부산시내 시니어클럽 중 현수막 사업은 우리만 하고 있다”며 “이런 수익성을 바탕으로 주식회사로 전환한 뒤 올해 보건복지부가 주관한 2017고령자친화기업 지원사업 공모에 광고판촉물 제작 및 납품사업으로 응모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6월 실시된 공모 결과 전국에서 모두 23개 기업이 선정됐으며, 부산에서는 디자인9060 등 4개 업체가 뽑혔다. 이에 따라 디자인 9060은 내년부터 3년간 모두 3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는 것은 물론 제품개발 및 인증, 판로 개척, 세무·노무·법무 등의 경영지원도 받는다.


이처럼 시니어클럽 소속 사업단에서 주식회사로 바뀌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부담도 커졌다. 주식회사인만큼 이제는 매출 확대에 주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현수막 판매처만 하더라도 지금까지는 부산시내 시니어클럽이나 복지관 등 어떻게 보면 집안식구 대상으로 사업을 했는데 이제는 그런 체질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유동균 씨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현수막 외에 식당 커피숍 등의 메뉴판이나 가게 창문에 부착하는 선전용 시트지 등의 분야에도 진출한다는 계획 아래 기존 기계들 외에 새로 기계를 1대 도입했다”고 밝혔다.


유 씨는 또 “기존의 민간 판촉물 업체와 경쟁하려면 무엇보다 40%가량 저렴한 가격 외에 신속한 제작과 배달에 좀 더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며, 수요처도 관공서 병원 학교 등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직원들의  근무 패턴 역시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 시니어클럽 소속 고령자들은 하루 최대 3시간, 주3일 근무하고 월 25만 원가량을 받았다. 시니어클럽 사업단 소속 고령자에 지원되는 지자체 인건비에 맞춘 것이다. 이제는 주식회사가 됐으니 매출에 따라 인원, 근무시간이 조정된다.


디자인9060의 실무책임자인 유동균 씨가 자체 제작한

광고판을 들어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현수막 사업의 경우 디자인은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유동균 씨가 하고, 제작은 고령자들이 맡았다. 또 현수막 등의 상품 배달은 고령자들이 주로 버스나 도시철도를 이용해 처리했으며, 간혹 무거운 것은 유동균 씨가 차량을 운전해 해결했다.


주력상품이 현수막이다 보니 아무래도 재봉틀을 사용하는 일이 많다. 그래서 인력 채용 때도 이왕이면 재봉틀 사용자를 우선한다. 취재단이 방문한 날 부산진구 부암동 가야사 뒤편 작업장에서 현수막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던 염남구(79) 씨도 젊은 시절에는 양복점에서 근무했다. 일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양복점 일에 비하면 일도 아니다. 일이 아니라 놀다가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2014년부터 이 일을 하고 있는데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는 것보다 훨씬 좋고, 출퇴근 하느라 운동도 되고 해서 힘닿는 데까지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동료인 조병석(78), 김정곤( 74) 씨도 “좀 더 일하고 임금을 좀 더 받으면 좋죠”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 역시 염 씨에게서 곁눈질로 배운 재봉 솜씨로 이젠 웬만큼 재봉틀을 돌릴 줄 안다. 이들은 모두 초창기 멤버들로 4년째 함께 일하고 있다.


부산진시니어클럽 디자인9060에 근무하는 고령자들에게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거의 모든 시니어클럽이 그렇듯 부산진시니어클럽 또한 클럽 인근에 거주하는 고령자들을 주로 채용한다. 디자인9060 근로자들 역시 클럽이 위치한 부산진구 부암동 가야사 주변 주민들로 출퇴근을 걸어서 한다. 조병석 씨는 “출근하는 날이면 연지동 집에서 걸어서 작업장으로 온다”며 “작업장까지 30분가량 걸리는데 특히 가야사 입구는 아주 심한 언덕길이어서 운동 한번 제대로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디자인9060의 9060은 ‘90세까지 월소득 60만 원 보장’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름 붙인 것이다. 고령자사업단에서 한발 나아가 주식회사가 될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9060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아니, 어쩌면 9090이 될 수도 있겠다.  고야재 김찬석 기자 yajae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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