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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이야기 ① 딸 아이의 말문을 열어준 코카 스파니엘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11-16 조회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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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이야기 ① 딸 아이의 말문을 열어준 코카 스파니엘

 
5년 전이다. 고등학생 둘째 딸의 사춘기 고비였다. 한 달이 지나도록 집에 오면 말이 없었다. 제대로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해본 지가 언제였든지 기억에서조차 까마득했다.  그러던 차에 딸아이가 2학년 학기 초 학교에서 했던 정서 및 심리 검사에서 재검을 받게 됐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왔다. 걱정했던 대로 선생님의 호출이 있었다.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딸아이 문제로 상담을 마치고 돌아온 그날 여러 가지 고민 끝에 강아지를 입양해보기로 했다.


마침 5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가족 다섯이 바람도 쐴 겸 함께 외출을 나가 태어난 지 2개월 된 아메리칸 코카 스파니엘 종 한 마리를 구입했다. 예방접종 기록이 있는 애견카드와 사료, 물그릇 그리고 강아지용 장난감 하나를 같이 받아들고 왔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 아이가 차례로 태어난 후 병원을 퇴원하면서 강보에 싼 아이와 산모 수첩, 분유 한 통을 들고 퇴원하던 때와 거의 같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그렇게 코카 스파니엘을 데려온 첫 날, 우리는 강아지 털의 색깔이 모카커피 색을 닮았다는 이유로 모카라고 이름 짓고 여섯 식구로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기적은 다음날 일어났다. 학교 갔다 온 딸이 오랜만에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엄마 모카 밥 먹었어요”라고 입을 뗐다. 그때의 가슴 떨리던 순간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딸은 모카가 밤새 낑낑대며 울었다고도 했다. 감수성 강한 딸이, 엄마인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던 딸이 모카를 이야기꺼리로 내게 말문을 열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도 기뻤다. 우리 집 코카는 출발부터 그렇게 자기가 해야 할 몫 이상을 해내며 당당히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됐다.


반려견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신혼부부의 모습. '반려'의 의미가 와닿는다.


지금은 큰 딸이 취직해서 타지로 일하러 가고, 막내인 아들은 군 입대를 한 상황이라 식구가 많이 줄었다. 게다가 곧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면 분가를 하겠다고 하는 둘째딸과도 헤어질 연습을 해야 할 시기가 올 것이다. 그러면 우리 가족 6명 중 한 명 몫을 하던 모카는 3명 중 한 명 몫을 해야 할 것이다.


코카는 내게 아들 대신이자 딸 대신이다. 남편과 함께 하루도 빠짐없이 산책을 데리고 나가며 함께 운동하는 즐거움을 맛본다.  남편도 퇴근 후 집에서  또다른 일거리가 생겼다. 코카의 베개가 높지는 않은지, 털 깎고 나면 추울 텐데 어떤 옷을 입혀야 할지 등등 남편 나름대로 자못 심각하게 고민한다. 그런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이래서 반려견이라고 하는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배부르면 자고, 좋으면 꼬리 흔들고, 출퇴근 때면 늘 살갑게, 누구보다 반갑게 맞이해주는 모카는 배신을 모른다. 우리 부부가 모카를 두고 가끔씩 웃으면서 하는 말이 있다. 사료 값이 적잖이 들고, 보험적용이 안 되는 병원에 한번 씩 들르는 통에 지출이 만만찮긴 하지만 자녀 셋 키우면서 들었던 거에 비하면 제일 저렴한 비용에 가장 믿음직한 넷째라고.

혼자라서 외롭다고 느끼는 시니어 분들께는 반려견을 키워 보실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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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려견 입양 때 알아야 할 것


첫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특히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예방접종비나 병원비가 비싸다.


둘째, 기본적으로 일단 입양하면 일생을 같이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경제적인 사정으로 중간에 파양 한다거나, 다른 사람에게 넘길 셈이면 아예 입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혼자 살면서 애완견을 키우기도 하는데 출근 후 애완견을 집에 홀로 남겨두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하루 종일 기다리게 하는 것은 강아지에겐 스트레스를 주고 심리적인 우울증을 동반하게 하여 견주가 없을 때 짖거나, 가구를 물어뜯는 등 이상증상을 보인다.


셋째, 시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 애완견마다 크기와 성격이 다르고 나름의 특색이 있다. 이를 고려해 자신에게 맞는  애완견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비글이나 코카 스파니엘, 슈나우저 등은 아주 활동적이기 때문에 하루 한번 이상은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 견주가 반려견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다.



반려견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 한 차례 산책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주택과 달리 아파트에서 키우기에 너무 큰 종류는 피해야하며 자주 짖지 않도록 훈련하고, 밖으로 나갈 땐 항상 목줄을 하고 배면 봉투를 가지고 다닐 정도의 기본 예절이 필요하다.


 요즘 자주 발생하는 개 물림 사고는 아무리 온순하다고 생각하는 개도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요한다. 강아지든 다 자란 개든 집밖을 나가면 차 소리나 아이들 뛰는 소리 등 바뀐 환경에 개들도 두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언제 동물적 본성이 나올지 모른다. ‘우리 개는 물지 않는다 ’는 견주의 항변은 집안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다.  최근 들어서는 개 전문훈련학교에서 물지 않도록 사회성 교육을 의뢰하는 견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넷째, 사료 이외의 먹이를 주려면 반려견의 습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사람이 먹는 것들 중에 주어서는 안 될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포도와 건포도는 아주 소량으로도 반려견에게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반려견의 콩팥을 망가뜨리는 독소가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양파와 마늘은 적혈구 손상으로 용혈성 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초콜릿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심부정맥, 중추신경계 이상 등의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산책에서 만나게 되는 다른 사람의 반려견에게도 귀엽다며 무심코 이런 종류의 음식물을 주어서는 안 될 것이다.

 

◈ 반려동물 1000만 시대 에티켓


반려동물 1000만 시대라 한다. 그에 비례해 개물림 사고도 늘어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사람을 공격한 개는 안락사 시켜야 한다’거나 ‘개보다는 사람 책임이 더 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잘못 키운 탓이다. 개가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은 선천적 기질보다는 어떻게 기르고 관리 하느냐가 더 크게 좌우한다고 한다. 때문에 사람을 공격하는 개는 ‘맹견’이라기 보다는 ‘관리부실견’이라 불러야 더 적합할 것 같다.


개를 키울 준비가 안 된 사람이 키우는 개는 관리부실견으로 자랄 확률이 높다. 펫 에티켓, 즉 기본 법률을 준수할 수 있는 준비된 사람만이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호자 교육을 의무화하고, 문제가 있을 때에는 보호자를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권리를 제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고야재 기자 yajae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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