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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찾아온 무릎 통증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10-12 조회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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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찾아온 무릎통증


혼자서는 걷지도, 일어서지도 못하는 자신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까


  시작은 오른쪽 무릎의 찌릿한 통증이었다. 입시를 앞둔 아이 셋을 위해 다니던 절에서 매일이다시피 108배를 하면서 40대를 보낸 나였기에 젊은 나이에 갑자기 찾아온 통증이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처음 몇 달은 일시적 현상이겠거니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10대 시절 불교학생회 수련회에서 1800배, 3000배도 거뜬히 해냈음을 믿었고, ‘절은 절하러 다니는 곳이다’라고 설법해 주신 스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진행됐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올 때, 손걸레로 거실 바닥을 닦거나, 손빨래하느라 주저앉아 있을 때, 그리고 가장 심하게는 무릎 꿇는 자세일 때 나도 모르게 “악!” 하는 비명이 터져 나오는 빈도가 잦아졌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정형외과를 찾았다. 50대 초반의 일이었다. 사진을 찍어 보니 연골이 이미 다 닳았다고 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연골이 닳아 관절이 좁아지면서 다리가 O자형으로 휘게 된다는 것이 의사의 진단이었다. 운동을 하면 더 피로하고, 관절이 부어올랐다. 관절 주위를 눌러보면 아픈 곳이 생겼다. 문제는 무릎만이 아니었다. 차츰 손가락도 마디마디 약간의 통증이 느껴졌다. 알고 보니 이 모두가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이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의 점진적인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일어나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라도 비켜갈 수 없는 질환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가능한 늦추는 가장 좋은 방법이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하긴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한다면 관절염뿐이랴. 온갖 성인병도 예방할 수 있을 터이니 체중 유지의 중요성은 말할 나위가 없다.

퇴행성 관절염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나이, 성별, 유전적 요소, 비만, 특정 관절 부위 등의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것이 일차성 관절염이며, 관절연골에 손상을 줄만한 외상이나 질병 및 기형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것이 이차성 관절염이다.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 나로서는 무엇보다도 유전적 요인을 의심해 볼 수밖에 없었다. 원래부터 약한 뼈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앉은걸음으로 바닥을 닦는다거나, 손빨래 하는 등의 습관도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상태로 더 두었다가는 통증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뼈가 변형돼 걷지도, 일어서지도 못할 것이라는 의사의 무서운 경고가 뒤따랐다.



뭔가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됐다. 그래서 먼저 청소 등 가사활동에 있어서 지금까지의 무릎 사용 방법을 바꾸었다. 가능하면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자세로 일했다. 특히 한국 여성들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쪼그려 앉아 하는 모든 일을 가급적 피했다. 이와 함께 의사의 권유로 비수술적 치료 중의 하나인 연골주사를 맞기로 했다. 나이에 맞는 치료법 같았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좋아서 했으나 관절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운동들을 딱 끊었다. 당시 운동을 좋아해 여러 가지를 했다. 피트니스는 4년 이상 , 밸리댄스는 2년간, 그리고 스포츠댄스는 6개월째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좋아했기에 나이에 비해 뼈과 근력 상태가 좋을 것이라고 믿었는데 결과는 아니었던 것이다. 운동 방법이 올바르지 않았거나 나이에 비해 과도했는지, 아니면 식습관에 문제가 있었는지 어떤 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퇴행성 관절염 판정은 나로서는 충격이었다 의사는 아무 운동도 하지 말고 염증 치료부터 하자고 했다. 연골이 다 닳은 이런 상태로 운동을 계속하면 뼈에 변형이 오기 쉽다고 했다. 이후 운동을 쉬고 지금까지 연골 주사를 6개월마다 양쪽 무릎에 맞고 있다. 손가락의 통증은 파라핀 용액에 손을 담그는 치료를 몇 번 병행한 결과 좋아졌다. 그러자 의사는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을 추천해줬는데 이 가운데 자전거 타기로 다리에 근력을 올리는 중이다.
 넉 달 간의 자전거 타기는 다리근육의 강화를 가져와 계단 오르내림의 두려움이 없어지고  있다.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어서 예전에는 도시철도를 타게 되면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곤 했다. 지금은 다리 힘이 붙어 계단을 만나도 굳이 피해가지는 않는다. ‘걷지 못하면, 일어서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 떨던 내가 이제는 현대 의학의 힘을 빌고,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이 더해지면서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살짝 살짝 통증을 느끼신다면, 누구라도 빠른 치료와 근력 기르기 운동을 권해본다. 하루라도 빨리.  

                                                                                                    고야재 기자 yajae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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