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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9-09-26 조회 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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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수

                              

     추수하면 수확의 기쁨도 있고, 이 수확으로 한가위 때 차례상을 차린다. 햇쌀 햇과일, 햇술을 담고 지극정성으로 조상에게 예를 다한다. 추수를 두고 가을걷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벼농사를 짓는 농가에서는 모를 내며, 김을 매고, 가을걷이를 하는 세 가지 일을 일년중 가장 중요한 작업으로 손꼽는다. , 이러한 일들은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모두 마쳐야 하므로 대부분 품앗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추석 때에는 긴 장마가 스쳐지나가더니 이번에는 태풍이 닥쳐서 막대한 피해를 주고 떠나버렸다. 그리스 신화가 전해져 온다. “여신 데메테르는 올림프스 신화상의 족보를 따지면 크로노스와 레아의 딸이다. 제우스신과는 남매간이다. 대지와 인연이 깊은 어머니 신으로 농경 수확의 여신으로 자리매김한다. 언제나 기다란 두루마기를 입고 때로는 뒷머리에 베일을 쓰거나 이삭으로 엮은 관을 하며, 손에는 홀(()왕조 때, 벼슬아치가 조현(朝見)할 때 조복(朝服)에 맞추어 손에 쥐던 패)과 이삭, 그리고 햇불을 들고 섰다. 제우스 신과의 사이에서 아름답고 예쁜 딸 페르세포네를 생산했는데, 지하 세계를 관장하는 왕인 하데스가 납치해 가서 아내를 삼았다. 데메테르 여신은 자신의 딸 페르세포네를 찾아 정신을 잃고 헤매는 바람에 대지는 황폐하였고 기근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여성이 한을 품으면 오유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말과 일맥상통하지 않은가.

                             

   내 고향에는 이맘때쯤이면 누런 호박하며 키 큰 수숫대, 수염 달린 옥수수하며 참께와 들께, , 나락은 익어 황금벌판을 만들고, 감은 붉게 붉게 익어 밤은 입을 열은 지 오래로 수확을 기다리고 제 몸무게 못이겨 축 처진 대추하며 빨간 빛을 더하는 능금 그리고 알알이 영근 석류, 고추는 붉게 익어가고 내 얼굴만한 배, 국화는 유난히 향기를 품으며 꽃을 내었고, 천년지에는 연꽃이 붉게 혹은 희게 온 연못을 수놓고 그 위로 고추잠자리떼 이리 날고 저리 난다. 서리가 내리기 전에 추수를 해야 되기 때문에 농촌은 어느 때 보다 바쁘다. 요사이는 좋은 농기구가 있어 수확의 기쁨은 배가 된다. 그래서 추수의 계절은 어느 농가 없이 바쁘고 바쁘다. 지천에 널린 과일하며 들녘에 널어놓은 알알이 익은 곡식들로 먹거리가 풍성하다. 말은 살찌고 하늘은 높은 줄 모를 일이다. 우리 속담에 가을에는 부지깽이도 덤벙인다.”는 말이 있다. 다시 말 하면 추수기에는 너무너무 바빠서 어린아이까지도 쉴 사이 없이 일한다는 뜻이고, 가을 들판에는  대부인 마님 나막신짝 들고 나선다.”는 말은 추수기에는 얼마나 바쁜지 귀하고 지체 높은 마님께서도 나서 일한다는 뜻을 지닌다. 이 청명한 가을하늘만큼이나 수확의 보람도 있으려니와 또한 추운 겨울과 이른 봄을 나기 위해서 저장의 원리도 따른다. 메밀묵으로 긴 밤을 세웠던 일, 옆집 순이네 닭장을 서리해서 함께 나눠먹던 친구들 다들 어디서 무얼하는지.  정말 보고 싶다. 추수는 고향의 멋과 맛이 한데 어우러져서 지금 이 시간까지 나를 부여잡고 있으니 정말 노스탈지어를 몸으로 느끼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아득하게 뻗어난 저 큰 밭에서

해마다 수없이 추수 하였네

먹고남은 묵은 곡식 가지고

우리의 농부들은 먹었었다네

예로부터 풍년은 계속되었고

지금 또 남쪽 밭을 돌보러 가네

김메기 북 돝우기 한창이려니

기장과 피 이삭은 잘도 자라네

풍성하게 추수를 거두어 들여

준수한 인사들을 대접하리라

저 유명한 시경(詩經)에 있는 문장이다. 옛이나 지금도 손님대접이 소흘함이 없음을 말하고 있을 뿐 아니라 2천여 년 지난 현재까지 변한 것이 없는 우리의 습관이다. 추수를 통하여 심신을 새롭게 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뜻이 담겨 있는 맑은 가을날 아침 나절이다.

편도욱, 박모경ahwjsfl1508@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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