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019-09-11 | 조회 | 20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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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사람의 혼을 담은 수영사적 공원 사람 사는 이야기가 있는 ‘부산시 휴먼북 도서관’의 휴먼북 취재활동을 하면서 수영사적공원에 대한 이야기를 휴먼북으로 가지진 분을 만나게 되었다. 수영사적공원 하면 필자의 어린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담고 있는 곳이다. 공원이 있는 수영동에서 자라고 초등학교를 다녔기에 공원 이야기를 가지신 분을 만나니 꼭 옛 친구를 만난 듯한 대화의 시간이 되었다. 공원에서 푸조나무, 곰솔나무를 놀이기구 마냥 타고 내리며 놀았고, 동네 어른들이 펼치는 야류와 풍물놀이의 신명나는 장단에 어께를 들썩이며 자랐던 곳이기에 이런저런 공원사적에 대한 설명이 꼭 눈앞에 펼쳐져 있는 듯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오랫동안 무심하게 지내왔던 뿌리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수영사적공원은 수영 로타리를 지나 수영 팔도시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수영이란 말은 좌수영을 줄인 말에서 나왔는데 좌수영은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을 줄인 말이다. 예전에 공원과 나란히 붙어 있던 수영초등학교가 ‘옛 좌수영 진영’이었고 그 역사를 알려주는 흔적들이 괘 많이 남아 있었는데 학교가 이전되고 지역개발과 도시화과정이 급속히 이루어 지면서 대부분 훼손되고 현재는 성의 일부인 공원만 남아 있는 것이다. 다행히도 공원으로 남은 부분은 그런대로 잘 보존되고 가꾸어져 부산 수영사람들의 혼이 담겨있는 조선시대 경상좌도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곳임을 알려 주고 있다. 수영에는 ‘보리양식 지고 매 맞으러 간다’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는데 이 민담은 조선시대 좌수영이 지금의 수영에 있을 때 죄를 지은 사람이 매를 맞기 위해 열흘 내지 보름치의 보리양식을 가지고 이곳에 와서는 매 맞는 차례를 기다렸다고 한다.
민초의 연약한 아낙으로서 임진왜란 때 왜병에게 항거한 송씨 할머니를 기리는 할매당의 제당도 수영사람의 혼을 기리는 하나의 유적이다.
수영사적공원의 정문역할을 하고 있는 아취형 남문에는 문 밖에 돌로 조각된 박견(조선개) 한쌍이 나란히 놓여 있다. 특이한 형태의 이 조각은 왜구의 침입을 경계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한다.
수영공원 안에 위치한 수영민속예술관은 수영에서 전승되고 있는 수영야류를 보존 연구하고 놀이마당에서 관광객을 위한 공연도 한다. 야류는 넓은 들판에서 행하여지는 놀이에 붙여진 이름인데 경상남도 내륙지방에서 행하여지던 오광대놀이가 바닷길을 따라 수영과 동래, 부산진까지 전래되었다고 한다. 수영야류는 양반에 대한 풍자를 아주 심도 있게 다루고 있으며 해학적 특징이 뛰어난 문화유산이다. 또한 당시의 시대적 민중 생활상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중요 사료이기도 하다. 다른 탈놀이보다 종교적 성격이 강하다고 한다. 산신제와 여러 가지 고사를 지냈으며 탈놀이에서도 사자춤이 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자는 본래부터 있지는 않았는데 수영 남쪽의 백산이 달아나는 사자의 형상이라 그 사자를 위로하기 위해 사자춤을 넣었다는 설도 있고, 왜적이 사자춤을 보고 매혹되어 일본으로 돌아가 흉내 낸 춤이 ‘월후사자무(越後獅子舞)’라는 주장도 있다. 지금은 백산의 사자는 완전히 달아나 버리고 없다고 해야 될 것 같다. 산을 잘라내고 깍아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 산의 형세가 완전히 달라져 버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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