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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인생 35년 박병근 휴먼북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9-04-30 조회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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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35년 박병근 휴먼북

사람은 한번 쯤 실수를 한다.

 

 거리의 가로수 이팝나무가 하얗게 쌀밥을 연상하듯 탐스럽게 피어있는 배고픈 시절 마음의 풍요를 느끼게 해주는 이팝나무를 보며 4월을 마무리한다. 4월의 휴먼북으로 박병근 휴먼북을 만나본다.

박 휴면북은 교정직에 35년간 몸담았다가 지금은 퇴직공무원으로서 제2의 인생을 열고자 하는 열정으로 취업하여 한국신발관에 종사하고 있으며 평소 자원봉사에 관심을 가지고 부산 상록시민공원 봉사단으로 각종 행사에 봉사하고 있다. 1980년 법무부 소속 교도관으로 임용되어 첫 발령지가 지금은 창원교도소인 마산교도소에서 교도관 첫 업무를 시작하였다. 그 후로 청주교도소, 부산구치소, 부산교도소를 거쳐 일생의 절반 이상인 35년간 교정직으로 사회에서 죄를 짓고 들어온 사람들과 함께하였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듯이 죄수들을 교화하고 교정하는 일은 어느 사람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고 박 휴먼북은 그 일을 해왔던 분이다. 사회에서 격리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그 자체가 어쩌면 굉장히 힘들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다.

 처음 교정직을 택할 때 무슨 사유라도 있는지 물어보았다. 처음 선택할 때는 교정이라 하니 어렵게 생각 안하고 선택했다고 하였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라는 시대를 거치면서 경찰을 순사라고 하고, 교도관을 간수라는 시절이 있었는데 사람들은 순사라던지 간수라는 단어들에 선입견을 품고 사람을 안 좋게 대하는 시절도 있었다고 한다. 막연히 교정직공무원이라는 공무원이니까 하고 들어와서 보니 처음에는 모든 환경이 낯설어 죄인을 감시하고 다루어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조금 힘들었다고 한다. 62년도에 형행법이 바뀌면서 점차 교정직 처우도 많이 개선되었다고 한다. 교도소나 구치소에 온 다양한 사람들이 죄를 뉘우치고 바른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는 박 휴먼북도 인간애를 느끼고 두 번 다시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다. 그럴 때 더 없이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교정 생활 35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고 했다. 슬하에 아들 둘을 두었는데 큰아들은 창원에서 교직에 몸담고 있어 미래의 꿈나무들을 지도하는 선생님이라고 하였다. 둘째 아들은 취업준비생이라고 했다. 손자와 손녀가 있는데 올해 1월에 태어난 손녀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만큼 너무 사랑스럽다고 손녀 사랑이 지극함을 느낄 수 있었다.

 

교정직공무원의 일문일답을 정리해보았다.

Q: 교정직 공무원은 어떤 일을 합니까?

 

A: 교정직공무원은 대한민국 법무부 교정본부 소속 구치소 (재판 계류 중인 피의자 및 피고인 수용)와 교도소 (형이 확정된 기결수 수용) 등에 근무하며 수용자 (통상 재소자로 얘기하고 있음) 를 감시하는 공무원을 말하며, 보통 교도관이라는 명칭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흔히 경찰공무원이나 보호관찰 공무원들이라고 잘못 아는 사람들이 많으나, 법무부 산하 교정본부에 소속된 일반직(공안직) 공무원입니다.

 

Q: 교정직 공무원 즉 교도관은 어떤 존재입니까?

 

A: 수용자들에겐 전반적으로 달갑지 않은 존재일 수도 있으나, 교도소 내 다른 수용자들에게 찍히거나 시달림을 받는 약자들에겐 같은 수용자들보다 백배는 반가운, 경우에 따라서는 구원자와도 같은 존재입니다. 전반적으로 교도소 내에서 다른 재소자들에게 탄압받는 약자일수록 교도관을 많이 찾습니다.

 

Q: 현재 교도관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습니까?

 

A: 1990년대 김영삼 정부 때 행정의 전문화라는 명목으로 교정직(제복 착용), 교화직(사복 착용), 분류직(사복 착용) 의 세 개 직류로 나누어 뽑았으나, 2012년에 교정직으로 통폐합되어 현재 모두 제복을 착용하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Q: 교도관의 근무 여건은 어떠 합니까?

 

A: 교정직공무원은 국가직 공무원이나 근무처도 그렇거니와 근무환경도 좋은 편이 아니어 경쟁률이나 합격 커트라인이 낮은 편입니다. 실제로 거의 예외 없이 국가직 9급 또는 7급 중에 가장 낮은 커트라인을 보입니다. (다만 여성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때문에 공무원 준비생이 마지막으로 응시해 보는 최후의 시험이 바로 교정 직렬입니다. 법 과목이 많아 7급의 경우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사람들의 대체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업무 강도는 해당 교도소의 수용자들이 험악한지 (예전 청송교도소의 경우), 자유로운 분위기인가 (천안 개방교도소)에 따라 편차가 매우 심합니다.

Q: 교정직은 소위 인기 있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는데 어떠합니까?

 

A: 교정직은 공무원 계열 중에서도 대표적인 기피 직렬중 하나입니다. 물론 공무원 특성상 여기도 경쟁률이 세긴 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들로 인해 일반 공무원보다는 살짝 낮은 편입니다.

 1) 느린 승진

행정직군 공무원 중 승진이 가장 느리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습니다. 5급 보안과장 한 명이 수백 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한 부에 6급 계장 3~4명이 일반직원 50~100명씩 거느리는 상황은 느린 승진이 이유가 아니라 업무적 특성에 기인합니다. 교정직공무원은 시험승진 또는 근속승진을 시행합니다. 예전에는 9급으로 들어오면 대부분이 7급에서 적체되어 승진시험 기회도 잡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승진시험 배수제가 폐지되어 승진소요 최저년수만 지나면 5급까지는 누구나 승진시험 기회가 주어집니다. 또한 법이 개정되어 712년 이상 재직자 중 근무성적평가가 뛰어난 이에게 6급으로 근속승진의 기회가 주어져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상태로, 예전처럼 7급으로 퇴직하는 현실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사실 진급이 늦은 이유는 공무원에 대한 과거 처우 수준이 한몫했습니다. 현직 교도관 중에서는 경찰대학 등 간부로 임용되는 경로가 훨씬 많은 경찰공무원보다 근태와 시험으로만 진급 순서가 돌아가는 교정공무원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교정직을 비롯하여 공안직렬 자체가 업무 특성 및 직급 구조상 승진이 일행 등에 비해 느린 편이긴 합니다.

 

2) 막장스러운 진상 수용자들과의 대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90년대 후반까지는 교도소 근무 1주일 만에 정신적 충격을 심하게 받아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2000년대 중반부터는 근무환경도 조금씩 개선되어감으로써 인식도 그렇게 나쁘지 않게 바뀌어가는 추세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점 때문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교정직 직원도 많은 편입니다. 일단 근무를 시작하면 외부 사람들과 함부로 대화도 못하고, 휴대전화 등 외부연락 수단도 쉽게 사용하지 못하며, 사회에서 범죄를 저지른 수용자들은 자기들끼리 인간의 온갖 더러운 꼴을 보이며 욕하며 싸우니 정신건강에 영 좋은 편이 아닌 것입니다. 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9급 신입이 바로 직접 수용자들을 관리하는 사동에 단독 배치되는 일은 잘 없습니다. 그런데 적당히 교도관이라는 업무에 적응될 때 즈음에 이런 현실을 알게 되는 구조라서 결혼이나 주택마련 등으로 대출을 끼고 있을 시점에 이런 현실을 직접 피부로 마주하게 되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냥 문자 그대로 버티고 참는 직원들도 많은 편입니다. 다만, 소에 따라 사동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는 경우에는 사동 근무라도 수용자들로 인한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라고 합니다. 그런 경우가 보편적인 것은 아닌 게 문제입니다. 반대로 문제인 수용자들을 모아 놓은 곳에 걸리면 해당 근무자는 정말 죽을 맛입니다. 수용자들의 이른바 '을질'로 인해 교도관의 25% 정도가 정신문제를 가지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3) 시설이 외진 곳에 있는 경우가 많아 출퇴근이 힘듭니다.

대도시 중심부에 있는 곳도 있지만 그 수가 적고, 특히 부부 교정직 공무원의 경우 강제 주말부부가 됩니다. 흔히 청송 지역 교도소 (경북 북부교도소 네 곳) 가 이러한 이미지로 자주 거론되는 편입니다. 문제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 임대업자들이 담합을 통해 허름한 원룸 가격을 서울 지역 뺨치게 받고 있는 점과 관사가 모자라는데, 관사를 새로 지으려는 움직임이 있으면 육탄 저지를 일삼고 있어 시골이라 인프라는 후진데, 방값은 어지간한 대도시 뺨치고도 남는 식이라 정말로 메리트가 없습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돈을 모으겠다고 청송을 기쁜 마음으로 간 젊은 직원들이 도리어 피를 보는 셈입니다.

 

4) 낮은 사회적 인식

 속칭 '간수'로 정형화된 이미지 때문에 그다지 좋은 인식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지금도 교도관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쇼생크 탈출’, ‘프리즌 브레이크등 대중매체를 기준으로 생각하는지라 교도소에 대한 공포감이 있고, 우리나라 드라마에서는 대부분 조폭이 미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 보니 주인공 조폭을 괴롭히는 악역을 떠맡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아니면 주인공이 권력가에 의해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방에 갇히고, 그런 권력가의 꾸준한 견제(외압)를 사주받은 교도관들로부터 마구 시달림당하는 이야기가 자주 다루어졌으므로, 교도관이 상대적으로 악역으로 등장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편입니다. 그것을 본 사람들은 교도관이 수용자들을 강력한 물리력으로 억압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허나 기동순찰대 같은 경우 수용질서를 잡기위해 물리력을 행사하는 불가피한 경우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용질서가 무너진다면 교도소 행정에 애로사항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이러한 기사를 보더라도 어느 정도는 걸러서 보길 바랍니다.

 반대로 교도관이 수용자에게 폭언, 폭행 등을 당하는 일도 발생하지만 이는 기사화되거나, 공론화되지 못합니다. 폭행의 정도가 심각하여 병원치료나 입원 등을 해야 하는 경우는 자주 발생하는 편은 아니지만, 욕설이나 오물 투척(침 뱉기 등)은 생각보다 왕왕 일어나는 편입니다.

 다만, 결론적으로 공론화되지 못한 떡밥이므로 각종 커뮤니티의 푸념이나 고발 글도 어느 정도 걸러서 볼 필요는 있습니다. 어디어디 교도소에서 폭행 사건이 났는데 기사도 안 났더라 식으로 재생산되는데, 그 교도소가 어디이고 언제 일어난 일인지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어도 결국 실체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5) 강력한 보안 규정

 일선 교정기관의 담장 내부에서는 여러개의 보안 규정이 있습니다. 설사 고위 간부일지라도 꼭 지켜야 하는 규정도 있습니다. 한때 의무적으로 지켜야 했던 교도수첩과 비상준비금의 상시 휴대는 관련 규정이 없어지는 등 예전보단 조금 풀어주는 추세이나 군대 이상으로 엄격한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6) 컴퓨터 및 휴대폰 반입 금지

 5급이라도 함부로 못 어깁니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연락이 안 됩니다. 근무복 갈아입을 때 전원을 꺼서 사복이랑 같이 넣어두고 잠근 뒤 퇴근 후에야 꺼낼 수 있습니다. 실수로 가지고 들어갔더라도 적발되면 용서가 없습니다. 특히 수용자에게 휴대전화 사용하게 해줬다고 하면 근무연수, 계급과 상관없이 직장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하며, 그 전화로 수용자가 사고를 쳤을 경우 옷을 바꿔 입을 각오까지 해야 합니다. 그래서 급한 연락이나 인터넷 용무 등은 사무실 내 유선전화와 컴퓨터를 써야 합니다. 하지만 9급 채용으로 들어간 사람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 하는 시간보다는 순찰을 도는 등 감시하는 업무가 많으며, 이렇게 수용자와 근접해 있는 구역의 사무실에는 CCTV 스크린, 책상, 의자 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퇴근 후 해결하거나 쉬는 시간에 행정일 하는 직원 컴퓨터 잠깐 빌려 잽싸게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보안 따져대는 군대에서조차 웬만하면 간부들은 폰 쓰는 데 지장이 없고, 병들도 제한적으로 폰 사용을 허가해 주는 추세인 걸 감안하면 좀 너무한 처사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Q: 위 내용을 보면 교정직 공무원이 상당히 힘들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과연 충분히 취업을 권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까?

 

A: 어느 직업이든 힘들지 않은 직업이 있겠습니까. 제가 교정직공무원을 추천하는 이유는 교정직은 사회 방위의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입니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사회와 격리함으로써 선량한 국민들을 범죄로부터 보호함은 물론 범죄자에 대해서는 개과천선의 기회를 주어 더불어 살아가는 국민으로 다시 사회에 동참시키는데 일조한다는 보람을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 기능상 꼭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남에게 미루기보다는 내가 먼저 나서겠다는 사명감으로 기꺼이 도전해 볼 수 있는 희망 있는 직업입니다.

 요즘 일어나는 강력 범죄나 흉악 범죄에 대해 일시적인 감정으로 이런저런 범죄 대책을 대할 것이 아니라 전국민적인 관심과 정부의 확고한 대책을 바탕으로 범죄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구심점으로서의 교도관의 역할을 기대해 봅니다.


  

조희제 송명옥 기자 wndhks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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