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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은 충분한 교육과 사례를 바탕으로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8-11-19 조회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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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설립은 충분한 교육과 사례를 바탕으로
- 블루 협동조합의 소회 -


신중년으로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찾아보려고 국민연금공단 주최 플랜B 교육에 참여했다가 만난 동료로부터 ‘협동조합 비즈니스 스쿨’ 교육이 있으니 함께 가보자는 권유를 받으니 문득 두어 해 전 마을 협동조합 설립에 참여했던 경험이 떠올랐다.
 필자가 사는 곳이 관광지로 꽤나 이름이 알려진 해운대 청사포가 있고 초고층 아파트가 위용을 자랑하는 달맞이 언덕 아래 작은마을이다. 가끔 청사포 토박이들과 아파트 입주민이 어울려 등산도 가고 술잔도 기울이는데,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연배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모인다. 
정년과 은퇴로 사회일선에서 물러난 이들로 일상의 처지와 지냄이 비슷하다 보니 어렵지 않게 공통점이 형성되어 협동조합 설립에 뜻을 모으게 되었다. 도원결의까지야 언급할 수 없겠지만 제법 그럴싸한 슬로건을 내세우며 전직이 꽤나 화려한 인사를 필두로 토박이 유지 등 5명의 발기인으로 출발을 하게 되었다.



청사포는 관광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작은 어촌의 티를 벗어나지 못하고 대다수 주민들이 미역양식과 고기잡이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이에 착안하여 지역특산물인 미역과 관광지를 엮어 주민 소득증대와 마을 발전에 기여하면서 조합원들의 노후를 대비하는 안정된 소득원을 만들어 보자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던 것 이다.
조합의 명칭을 ‘청사포 블루 협동조합’으로 정하고 대표와 사무장을 뽑아 협동조합 설립에 따른 기초교육을 받게 했는데, 바로 지금의 ‘협동조합 비즈니스 스쿨’ 과정과 같은 것 이었다. 송상현광장의 창업센터 교육장에서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는 분들의 열의에 찬 모습을 보자 그때의 감회가 떠오르며 다시 도전을 한 번 해볼까 하는 의욕이 꿈틀거린다.
기초이론과 심화과정, 그리고 선진지 벤치마킹 등 탄탄한 교육과정을 통해 성공의 길로 이끌어 주는 교육기관의 지도를 충실히 거친 다음에 조합 설립을 추진해야 하는 필수교육이다.



그런데 ‘청사포 블루 협동조합’은 이틀간의 기초이론만 마치고는 서둘러 설립동의자를 영입하여 10명의 조합원을 구성하고 정관을 만들어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워낙 꿈이 원대했기에 한시가 급하고 자신감이 넘쳐 있었던 것이다.
다음 절차인 관할 구청에 설립신고를 하려는데 갑자기 조합이사장을 맡기로 한 대표가 새로운 직장에 취업이 되어 조합장을 겸임할 수 없는 처지라며 사임을 하는 바람에 조합장을 새로 뽑아야 하는데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조합장이 되면 사업주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연금수급, 의료보험 등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 ‘동자치위원장, 부녀회장 등 맡고 있는 직책이 많아 곤란하다.’ 등의 사유로 다들 손사래를 치니 몇 차례 회의가 거듭되면서 2~3개월 시간만 흘러가고 열의는 점점 식어 버리고 말았다. 밥상 차려 놓으면 숟가락 들고 앉기만 하면 되지 않을까 하다가 조합장을 하라는 제안을 받으면 그 때서야 사업성이 어떤지?, 나에게 무슨 호불호가 있는지를 심각하게 검토를 해 보는 것이다. 어차피 출자를 했으니 조합원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책임 있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나를 비롯한 대다수 조합원의 생각이다 보니 결국 설립도 못해보고 해산을 하고 말았다.  푸른 꿈을 펼치는 ‘블루’가 아니라 슬픔의 ‘블루’가 된 협동조합 설립 실패 경험이다.



최근 6년 여 사이에 14,000여 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한다. 더 많은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그 취지와 목적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교육을 받고 있는 동료를 방문해 격려를 하였다.
한 두 사람의 생각보다는 참여하는 조합원 모두가 충분한 교육과 선진사례를 보고 배운 다음 시작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며, 협동조합이 그냥 쉬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한 인격이 태어나 듯 잉태의 시간과 산고의 아픔을 겪으면서 심도 있는 검토를 거쳐 탄생해야 제대로 된 법인이 되는 것이라고 실패자의 후회를 알려 주고 싶은 마음에서 이다.  



조희제 기자  ccgy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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