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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정책과 나스레딘의 강연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8-08-24 조회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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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일자리 정책과 나스레딘의 강연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하위 70%에게 주어지는 기초연금이 오는 9월부터 25만원으로 오른다. 20147월부터 약 20만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해 오던 것을 노인들의 소득보장을 위해 월 최대 25만원으로 인상한 것이다.

    

 하위 70%에게 기초연금이 지급되고, 연금액수도 오른다니 노인들에게 크게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여기에 정부는 노인일자리 정책에서의 변화도 예고했다. 공공일자리 위주에서 벗어나 노인들이 맘껏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민간부문 일자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는 것. 정부는 이를 위해 일자리 참여자의 역량과 직무를 평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강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단다.

    

 복지부는 지난 2‘2018~2022 2차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보람 있는 일, 활기찬 노후, 행복한 사회라는 비전 아래 2020년까지 노인일자리 80만개를 제공하고 민간일자리 창출 기반을 확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별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젊은 노인이 할 만한 전략 직종을 개발한다는 부분. 경비청소 등 단순단기 일자리에서 벗어나 전략 직종에 채용하거나, 장기 채용한 기업에 대해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전략 직종이란 현재 노인의 취업은 저조하나 노인이 근무하기 적합한 직종을 말한다. 베이비부머 등 젊은 노인의 높은 학력과 변화된 욕구를 반영한 것이다.

    

 특히 학업지도, 장애인 시설보조 등 사회서비스형 일자리를 2만개 신설하고, 기존 공익활동보다 최대 2배의 활동(60시간)과 수당(54만원)을 보장해 노후 소득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치도 드러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노인일자리 정책의 변화를 현장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다. 왜일까? 중앙정부의 정책이 지방자치제의 사정에 따라 달라서 그런가? 아니면 가시적인 성과만 노리는 실적위주의 정책 탓인가? 중앙정부의 현장과 괴리된 정책, 실적을 중시하는 지자체의 정책시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부의 계획도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일단 부산시만 하더라도 ‘50+ 베이비부머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 마련 등으로 외형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따지면 분명히 이전보다 진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일자리라는 이름을 붙이기 민망한 일들이 너무 많다. 일의 연속성에서부터 문제가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보수 측면이다. 관 주도로 이뤄진 일자리는 대부분 반기 또는 연간 단위로 계약갱신이 진행되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민간에서 만들어진 일자리도 정부지원이 중단되면 끝나버리기 일쑤다. 그런데도 정부나 지자체는 이런 단기적인 일자리까지 누적실적으로 잡아 일자리 창출운운한다. 보수는 그 자체만으로는 기초 생활비조차 안되는 수준이다.

    

 오는 9월부터 기초연금을 5만원 올린 것을 두고 한껏 생색을 내는 정부를 지켜보는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정부의 인생 이모작 일자리 정책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인생 이모작 일자리라는 네이밍에서 대부분의 베이비부머들은 인생 100세 시대에 걸맞은, 안정된 자리와 보수를 바라고 있다. 50세부터 인생 이모작을 시작한다면 최소한 20년 정도는 제 2의 일자리에서 근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바람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고용지표가 1997IMF 사태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악화됐다. 오죽하면 일요일임에도 당··청 회의를 가지며 대책을 세우는 모양세를 취하며 법석을 떨었겠는가!

    

 물론 고용정책이 조자룡이 헌 칼 쓰듯하는 쉬운 일은 아니리라. 문제는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현실 인식을 청와대나 정부, 여당이 공유하면서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청와대의 경제수석이나 경제부총리가 다른 인식을 노정시키면서 국민들에게 혼란마저 주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어쩌면 문제를 단순화하는 것에서 답이 있지 않을까. 13세기 셀주크 투르크에 살았다고 알려진 수피 현자 <나스레딘(Nasreddin)>의 강연 일화가 떠오른다.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나스레딘 동상.


 어느 날, 나스레딘은 강연에 초청되었다. 그가 연단 위에 섰을 때, “여러분은 내가 무엇이라 말 할 건지 압니까?”고 물었다. 청중들은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나스레딘은 내가 무엇을 설명할 것인지조차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고 말하고는 가버렸다. 사람들은 너무 당혹스러웠지만 그를 다시 초청했다. 이번에 그가 같은 질문을 했을 때, 청중들은 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나스레딘은 , 이미 여러분이 다 알고 계시니까 시간낭비 하고 싶지는 않군요하고는 가버렸다. 이제는 사람들이 매우 당황해 했다. 그들은 다음 주에 준비를 갖추고 다시 한 번 나스레딘을 초청하였다. 그는 이번에도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뭐라 말 할 것인지 아십니까?” 준비가 된 청중들은 절반은 라고 답하고 나머지 절반은 아니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나스레딘은 그러면 알고 있는 절반이 모르는 절반에게 가르쳐 주세요하고는 가버렸다.

    

 나스레딘의 명쾌한 경연처럼 우리 고용문제를 복잡하게, 혹은 거시·미시를 따져 진단하는 석학들을 통해 풀려하지 말고, 극명하게 갈리는 여와 야의 진단을 반반씩 대입해 해결하려는 정부의 자세변화에서 출발해보면 어떨까. 어차피 국민 세금이 수반돼야 할 정책이라면 가진 자(고용주)를 대변하는 절반이 없는 자(노동자)를 대변하는 절반에게 가르쳐(나눠) 주는, 단순한 셈법으로 접근하자는 뜻이다. 우화적인 강연을 통해 청중들에게 큰 깨달음을 준 나스레딘이 유난히 생각나는 요즘이다.

편도욱 송명옥기자 solrip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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