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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견 한 마리 키워 보실래예!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8-02-16 조회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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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견 한 마리 키워 보실래예!

-무술년(戊戌年)()이야기



  신년 정초도 지나고 입춘도 지났다. 그런데 ‘새 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는 지금도 한창이다. 2월15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되고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과 함께 명실상부한 새해가 시작되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부모님이 계시고 정다운 이웃이 있는 고향을 찾고, 함께 어울려 훈훈한 정을 나누고 덕담을 주고받는 우리의 아름답고 정겨운 전통의 새해가 시작 되는 것이다. 



 무술년 새해를 맞아 기자도 오랫동안 떨어져 지낸 가족들 만날 것을 기대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설을 기다리고 있다. 시대 조류와 생활여건에 따라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모두가 각자의 터전에서 따로 생활을 하고 있어 설과 같은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면 함께 모이기가 쉽지 않다보니 명절이 다가오면 은근히 기대와 그리움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잘 발달되어 있는 인터넷 통신망 덕에 문자나 음성, 사진 따위를 주고받으며 만남을 대신하다 보니 굳이 만나지 않아도 되는 생활이 일상화 되어 가족 간에 이어져 오던 예전의 끈끈한 정도 엷어지고, 별 왕래 없이 떨어져 지내는 게 의례적인 일상화가 되어가고 있다.

 그런 반면, 가족도 아닌 것이 가족 행세를 하는 유별난 존재가 생겨났는데 상당한 서열의 위치까지 차지하고 있다. 무술년(戊戌年)의 주인공인 개(犬)님 이시다. 아들 녀석이 직장 따라 서울로 떠나면서 혼자의 객지 생활이 너무 외로워 강아지 한 마리 입양하겠노라며 들였다가 얼마 되지 않아 잠깐만 좀 맡아 달라며 집으로 보내온 것이 바로 이 근본도 모르는 서양(西洋)개님이시다. 다른 집 자식들은 금이야 옥 같은 손주 맡아 달라고 한다는데 우리 집은 얼토당토않게 개를 맡아 달라며 던져 놓고 가버리니, 어떻게 내다 버릴 수도 없어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렸다.


 흔히들 농담 삼아 하는 얘기에 사회생활 은퇴하고 나이 들면 집안 서열이 개○○ 다음으로 간다고 하더니 지금의 내 위치가 딱 그렇다. 전화가 와 안부를 물어도 개○○ 다음이고, 식사 시간이라 밥을 먹으려 해도 개○○ 밥 먼저 챙겨 준 다음이다. 아내와 둘이 사니 서열은 당연히 꼴등이요 개○○ 뒤치다꺼리도 내 몫으로 돌아온다. 이런 개 같은 일이 농담이 아니라 현실이 되어 버렸다.


 소득이 향상되고 노령화가 심화하면서 반려동물 양육이 늘어나고 있어 2018년의 시장 규모가 3조6,500억원, 2020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커질 걸로 예상된다. 게다가 노인의 67%가 반려동물을 선호한다는 통계조사가 있는 걸 보니 ‘개(犬)님’의 위상이 올라가는 게 이상할 것도 없는 것 같다. 복잡한 도시 생활에 애완이니 반려니 하며 짐승과 함께 사는 걸 달갑지 않게 여기던 기자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긴 하지만 개님과 함께 살고 있으니 시대 조류에 편승한 꼴이 되어 버렸다.


  무술년(戊戌年)의 개(戌)해를 맞아 기자가 바라는 황금개(黃金戌)는 펫(pet)이 아니라 박견(拍犬)을 얘기하고 싶다. 수영구 수영사적공원의 정문에 있는 개(犬), 바로 박견(拍犬)이다.



 우리 조선견을 박견(拍犬)이라고 하는데, 옛 수영성 남문의 좌우측 우주석(隅柱石)에 암수 한 쌍이 마주보고 있다. 목에는 큰 방울을 달고 눈은 불거져 나와 있으며 입을 반쯤 벌려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다. 예로부터 개는 집을 지키고 잡귀·잡신의 침범을 막는 명물로 여기는데 이들 박견이 성문 앞을 떡 지키며 풍요와 안녕을 지키고 있다. 왜구의 동태를 살피고 침입을 방지하던 수영성의 성격을 상징적으로 잘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현재의 남문은

지금의 자리에서 200m쯤 떨어진 옛 수영초등학교 자리에 있던 것을 옮겨 온 것이다. 원래의 남문은 1692년에 설치되었다고 하는데 기자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학교 정문으로 서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무술년 개띠 해를 맞으면서 박견을 떠올려보는 것은 잡귀·잡신의 침입을 막아내는 박견의 기상으로 ‘핵귀신’ 김정은, ‘경제귀신’ 아베와 트럼프로부터 나라를 지켜내 평화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너도 나도 가슴 속에 조선견 박견을 한 마리씩 키워보면 어떨까 싶은 마음에서다. 
조희제 경 편도욱기자 ccgy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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