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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근무는 기본이죠"- IT감리업체 (주) 에스유지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10-21 조회 12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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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근무는 기본이죠


IT감리업체 부산 동래구 에스유지


사장인 저를 포함해 직원 모두가 최소한70세까지 근무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베이비 부머 세대에게는 꿈같은 소리다. 60세 정년이라는 것도 올해부터 법으로 모든 직장에 적용됐고, 그나마 지켜지지 않는 업체가 수두룩한 실정이다. 그런데 70대 청춘들이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런 신의 직장이 버젓이 존재한다. 더구나 재직자 평균 연령이 젊기로 유명한 IT관련 업종에서 그렇다니 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다. IT업종이라면 젊은층도 버텨내기가 힘들다는 동네 아닌가.  


부산시 동래구 동래경찰서 뒤편의 에스유지가 바로 그 업체다. 에스유지(SUG)의 직원은 모두 23. 이 가운데 60~70%60세 이상 고령자다. 지난해에는 1936년생인 80대 할아버지도 근무했다고 하니 입이 쩍 벌어진다. 에스유지 김창관(57) 대표는 “IT업계는 일반적으로 젊은층의 전유물로 인식되지만 IT감리 업무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령자층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직률이 낮아 장기근무도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현재 직원 중에서도 안승용(63) 씨가 2005년부터 근무하고 있는 등 10년 이상 근속자가 많다.  


에스유지는 IT업체다. IT업체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우리 현실에서 부산이 자랑할 만한IT업체다. 김 대표는경기 이남 최대 최고 감리업체라고 은근히 자부심을 드러낸다.


에스유지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보시스템 감리업체다. 각종 건설공사 토목공사에 감리가 있듯, IT업계에도 감리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부산광역시청이 전산망을 갖추게 될 경우 전산망이 설계대로 제대로 설비를 갖추었는지,그리고 설계대로 작동하는 지를 점검하는 것이 IT감리업체의 업무다. 감리업체는 전국적으로 50여 곳이 있는데 부산에는 에스유지를 비롯해 5곳이 활동하고 있다. 에스유지는 전국에서 두 번째인 지난 2008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감리법인 설립 인가를 받았다

 

감리 업무 자체가 KT등 통신정보 업체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사람들이 주축이다. 이들은 현직에서 근무할 당시 정보처리기사나 정보시스템 감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퇴직 후 감리업체로 옮겨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보통신 중에서도 보안 분야는 아무래도 젊은층이 강점을 갖지만 감리 쪽은 오히려 반대다.적절한 현직 경험을 갖춘 퇴직자라면 업무 강도도 그다지 높지 않은 감리업체를 선호한다.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자기관리만 철저히 한다면 70세 넘어서도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것이 이 분야의 특성이다.


 (주)에스유지 김창관 대표가 회사 현황과 전망에  대해  취재진에게

설명하고 있다.


자기관리란 예를 들면 옷차림이다. 나이가 들면 아무래도 살이 빠져 입던 옷들이 헐렁해진다. 이런 옷차림으로 출장을 갈 경우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가뜩이나 고령인 데다 옷차림까지 후줄근하면 실력이나 능력을 떠나 뭔가 믿음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쓴다.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업무역량이지만.


IT분야 감리업체의 특성상 에스유지 역시 본사는 부산에 있지만 영업구역은 전국적이다.그래서 서울 대구에도 지사를 두고 일감을 확보한다. 부산 사무소는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지만, 서울사무소는 자체 건물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부산에 본사는 둔 IT감리업체의 현실을 보여준다.  김 대표는“3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에서 상주하다시피 하며 영업활동을 했다면서 이제는 부산지역 사업의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부산의 주요 고객으로는 부산시,국립수산과학연구원,국립해양조사원 등을 들 수 있으며,  문현금융단지로 옮겨 온  금융관련 공기업들이 신규 고객층에 포함되면서 부산의 시장규모도 커졌다. 그렇지만 부산의 시장 규모는 전국적으로 볼 때 아직은 20%선에도 못 미친다.


관공서나 공공기관은 예를 들어 일정 사업액(5억 원) 이상의 정보통신사업은 감리가 법으로 의무화됐지만 공공기관 중에는 이런 사실을 모르는 곳이 많아 사업활동도 공공기관을 직접 방문해 법제화 사실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사기업은 아직 감리 의무화 대상이 아닌 등의 이유로 부산의 사기업으로 에스유스지와 연결된 곳은 없다. 서울의 경우 여의도에 있는 국민은행 본사도 유에스지가 감리를 맡았다. 부산업체가 메이저 시중은행 본사의 감리를 맡았으니 기술력은 인정받은 셈이다.


감리업체의 특성상 업무는 현장에 나가서 한다. 현장이라는 게 부산 시내만이 아니다. 서울 대전 전주 창원 등 전국적이다. 보통은 사업관리, 응용시스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 아키텍쳐 및 보안 등 4개 분야별로 1명씩 4명이 조를 이뤄 출장을 간다. 큰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관련 분야 대학교수나 외부 전문가 등을 영입해 10명 내외까지 확대해 팀을 꾸리는  경우도 있다. 팀을 구성할 때는 4개 분야별은 물론 연령별 경력별로도 안배를 한다. 60대와 40대를 적절히 조합하는 식이다.


  (주)에스유지가 지난해 부산시로부터 받은 시니어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인정패.

                           

출장은 한번 나가면 일주일이 기본이다. 고령의 나이에 일주일씩 객지 여관 생활을 하는 것이 피곤할 법도 한데 실정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김 대표는 객지를 여행하는 기분으로 다녀오기 때문에 오히려 출장을 즐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보통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승용차를 가져간다. 급여는 수석감리원이나 감리원의 경우는  연봉 6000~8000만 원선이며, 외부 전문가의 경우에는 기본급에 성과급(수당)을 더하는 방식이다.


에스유지는 매출이 한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서는 주춤하다. 지난해는 10억 원이며, 올해는14억 원 선을 예상한다. 그런데 내년에는 50억 원선으로 훌쩍 뛸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야심찬 전망이다. 급상승의 이유는 사업 다각화에 있다.


김 대표는 기존의 감리업무 외에 새로운 영역 개척을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새로운 영역이란 개인정보관련 분야다. 올해 726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됐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 분야의 시장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대형백화점이나 보험사 등에 의한 고객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건이 종종 터지곤 했는데 이제는 법 시행에 따라 방지조치가 의무화되면서 이 분야 시장이 크게 확대된다는 것이다.


또 웹 접근성 인증마크제도 시장 확대의 한 요인이다. 이것은 장애인이나 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이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웹 접근성 표준지침을 잘 지킨 우수 사이트에 대해 품질마크를 부여하는 제도다. 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3단계에 걸친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그만큼 에스유지와 같은 관련 업체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그 외 자체 연구소에서 감리자동화기구 개발 등도 추진 중이다. 표준화가 가능한 일부 분야의 경우 자동화기구를 통해 감리시간 단축, 감리 오차 최소화 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시장이 커지면 에스유지는 내년 이후에는 인력도 지금의 배로 늘릴 계획이다.


김 대표는 농심에서 10년가량 근무하다 퇴직한 뒤 2000년대 초반 IT분야에 관심을 갖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해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정보통신업체나 일반기업의 전산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분은 물론 퇴직 후 정보통신분야에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분도 얼마든지 IT감리업체에서 새 출발이 가능하다. 우리 회사에도 그런 분들이 더러 있다고 밝혔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에서 실시하는 관련 강좌나 교육을 이수하는 식으로 기본지식을 축적한 뒤 자격증에 도전할 수 있다. 4개 분야 중 시스템 아키텍쳐나 사업관리는 초심자도 가능한 분야라고 한다.


인력 채용은 아무래도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여서 ()한국정보통신감리협회에 의뢰하거나 기존 직원들을 통한 소개 등으로 이루어진다. 채용 시 가장 우선적으로 보는 것이 업무 역량이다. 업무 능력은 채용 이후에 오히려 더 필요하다. 정보통신 분야는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등장한다. 그래서 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에스유지 역시 자체 교육 외에 협회에서 실시하는 교육이나,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교육 등을 회사에서 비용을 지원해가며 받도록 하는 방식으로 직원들의 재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업인이지만 IT분야 저변 확산을 위한 강사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동서대에서 정보시스템 감사론 등을 강의하기도 했고, 부산 시내 구청이나 경남 거창군 등 지자체 공무원 대상 강의는 물론 일반 시민대상의 강의도 적지 않다. 김 대표는특히 대학 강의는 IT인력 양성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매우 보람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외 회사 이름을 걸고 희망자를 모집해 감리 컨설팅이나 개인정보 관련 컨설팅을 연1회 실시하기도 한다.


에스유지는 시니어 인력 친화기업으로 지난해 부산시 표창을 받았다. IT분야 업체에서도 얼마든지 전문성을 살린 고령자를 채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수확이라고 하겠다. 김 대표의 설명을 듣고 나자 고령의 직원들을 직접 만나 여러 가지 묻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직원들은 모두 출장 중이었다.김 대표의 말대로 지금도 에스유지의 60대 고령의 직원들은 깔끔한 옷차림으로 수도권을 비롯해 전남북, 경남 등 전국 곳곳의 현장을 누비고 있을 것이다.

                                                             고야재 기자 yajae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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