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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를 즐겁게 사시는 어르신 예찬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8-05-31 조회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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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젊었을 때의 모습이, 당신과 같았습니다.”

-노후를 즐겁게 사시는 어르신 예찬!


 얼마 전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마을회관 7, 경로당 13, 쉼터 6곳 등 모두 26개 기관을 순회한 적 있다. 대부분의 곳에서 어르신들이 다리가 불편해 그런지, 10원짜리 동전을 놓고 고스톱으로 소일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TV를 시청해도 눈물이 나고, 결말이 없으니 신통치 않다고 매우 아쉬워했다.

 

지나간 연속극을 보느라 시간가는 줄 몰라 했고, 화투장이 없는 어른들은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안 이야기, 아들, 딸들의 출세담 내지는 할머니들 자신의 시집살이나 남편 이야기 꺼리로 시간을 때우고 계시는 모습들!



 


 그런데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분들의 고생과 함께 많은 활약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인데, 젊은이들은 소위 꼰대라 하여 옆에 오는 것조차 꺼리고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멀리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도 늙어가고 있을 뿐 아니라 생명은 유기체이므로 반드시 늙음은 피할 수 없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어떻게 하면 노후를 즐겁게 재미있게 보내야 되는지를 70세 이상 되는 어르신들을 직접 찾아뵙고 여쭈어 보았다.

 

 그 사례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부산진구 부암동 하모(81) 할아버지는 마음은 늙지 않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그래서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 운동법을 보급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야공원에서 산책을 나온 가야동 박모(78) 할머니는 막상 노인이라는 닉네임을 달고 보니 우리들이 해야 할 놀이 문화가 없다. 겨우 과자내기 고스톱치는 것이 전부다. 그것도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 다리가 아파 오래 못 한다며 노인네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며 한숨 쉬었다.

 

 개금 2동에서 보일러 시공을 하는 허모(75)  할아버지는 아직 내 나이 75세이고 100세를 산다고 치면 25년이란 세월이 남았는데 너무 영감이라며 젊은이들이 멀리하니 서럽다. 치아도 튼튼하고 소주 한 병은 거뜬히 마신다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런데 문제는 장남이 사업을 한답시고 3억이란 돈을 가져가서는 실패를 하는 바람에 지금도 보일러 쟁이로 산다며 혀를 끌끌 찼다.



 


 부전동 이모(83) 할머니는 치아가 부실해서 먹는 것을 제대로 먹을 수 없으니 항시 장 탈이 나고, 눈이 어두워 돋보기를 끼고 보아야 무엇이든 볼 수 있다. 늙으면 죽어뿌야 대는데 아아 들에게 짐이 된다며 신세타령을 했다.

 

 전포1동 장모(77) 할아버지는 교육계에 종사하시다 엊그제 퇴직한 것 같은데 어느새 20년이 다 되었다며 나이 들어보니 사람 취급도 안 하고, 어디로 가나 괄시가 심해서 오늘 성지곡수원지에 둘러 친구들캉 탁배기 한 사발과 땡초 찌짐을 먹으며 신세타령도 하고 산책도 한다. 부산 어느 구석에도 이만한 데는 없다며 성지곡수원지를 예찬했다.

 

 이번에 여러 어르신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지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건강, 용돈, 가정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이들 대부분은 노후를 즐겁게 살기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고, 나이가 들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퇴보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셨다.

 

 난을 키우는 어르신, 야생화를 재배하시는 분, 새를 키우거나 반려견을 자기의 분신인 양 돌보는 분, 영화보기, 악기연주, 살사 댄스를 배워 스텝을 자유자제로 응용하시는 분, 카메라를 들고 산천을 누비시는 분, 서예로 소일하고, 시나 수필을 창작 창작하시는 어르신들 등 매우 다양하게 취미생활을 영위하는 어르신들도 있다.



 


 모두가 노후를 안일하고 즐겁게 사시는 모습이었다. 얼마나 건전하고 훌륭한 생활인가!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일을 사회에 환원하여 젊은이들에게 표상이 된다.

 

 이탈리아 로마의 한 무덤가의 비석에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보세요! 내가 젊었을 때의 모습이 바로 당신과 같았습니다.” 참으로 폐부를 찌르는 말이다.

 

 영원한 젊음이란 없다. 어르신을 보살피는 것이 바로 나를 보살피는 것이다.

 

 며칠을 두고 자세히 살펴보니, 나름대로 노후를 즐겁게 사시는 방법을 알고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어찌 이분들이 늙었다고 괄시하거나 업신여길 수 있겠는가! 어르신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있고 내가 있는 것이 아닌가!

박모경기자 ahwjsfl15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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